공지사항

2023년 주님 성탄 대축일 교구장 메세지

대건카리타스 2023-12-25 (월) 14:11 4개월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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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님 성탄 대축일입니다. 구세주의 오심을 고대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큰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찬미하며 의정부교구의 모든 분께 성탄 인사를 드립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주시는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특별히 여러 이유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위로의 손길로 내리시기를 빕니다. 2,000년 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요한 1,9)이 베들레헴의 캄캄한 밤을 밝혔듯이, 오늘날 우리 각자와 사회에 깃들어있는 어둡고 아픈 곳을 치유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참된 가치’를 찾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올해 성탄을 맞이하면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께 세 가지를 간구하고 싶습니다.
먼저, 많은 이가 주님께서 알려주신 ‘참된 가치’를 찾고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청합니다.
우리는 지난 대림 제1주간 월요일의 독서 말씀으로 이사야서 2장의 한 대목을 들었습니다: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2,3).
세상에는 다양한 지식과 지혜가 넘치고 있지만, 그것들은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시각에서 이해될 때, 비로소 충만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만일 지식과 지혜가 그 자체로 단편적이고 평면적인 수준에만 머문다면,그것은 파편화된 정보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는 정신 없이 바쁜 일상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신앙을 간직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주님의 산” “야곱의 하느님 집”을 향한 발걸음은 ‘참된 가치’를 향해 인간이 나아가는 여정이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가는 길에 응답을 주십니다. 그리고 이 거룩한 밤에, 하느님께서 몸소 인간이 되심으로써 인생 길에는 반드시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필요하며, 하느님의 놀라운 이끄심에 믿음으로 의탁해야 한다는 지혜를 알려주셨습니다. 구세주의 강생 사건에 담긴 하느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자신을 낮추어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참된 가치를 잃지 않고 올곧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이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당신의 평화를 주시기를 청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전해오는 분쟁 소식들은 어느새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쟁 중에 일어나는 끔찍한 파괴 행위는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이름 아래 상대방을 향한 더 잔인한 폭력으로 심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느 한 편을 완전히 말살하면 모든 게 해결되리라는 어리석음과 이를 기회 삼아 이익을 챙기려는 사악함은 무죄한 이들의 목숨을 수없이 앗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오늘날 상황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양측에 깊숙이 자리한 적개심이 사라지고 상생을 도모하는 화해와 용서의 마음이 자라나기를 빕니다.
이와 함께, 우리 사회와 개인 안에 스며있는 적개심과 증오심도 치유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잘못의 인정과 뉘우침, 용서와 화해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로 일치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하는데, 스스로 변화하기 이전에 상대방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이를 강요하기에,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평화를 가로막고 분열을 부추길 뿐입니다. 바로 여기에 큰 전쟁이든 작은 갈등이든 그 뿌리가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생명을 파괴하는 미움이 사라지고 평화가 꽃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 모두 평화를 위해 용기를 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에 대한 생태적 회개와 실천

끝으로, ‘우리 공동의 집’ 보전을 위한 우리 모두의 생태적 회개를 주님께 청합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 국총회’(COP28)가 열렸습니다. 이때 화석연료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목표로 했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 아닌 ‘탈화석연료 전환’이라는 타협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그 시행에 대한 구속력 없이 구체적인 시점도 합의하지 않은 채 막을 내렸습니다. 또한 이 회의 기간 중 세계 기후환경단체들의 연대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CAN)는 ‘기후 악당’에게 수여하는 ‘오늘의 화석상’이란 불명예스러운 상을 우리나라에 주었습니다. 기후 협상의 진전을 막는 기후 위기 주범국 중 하나라는 경고인데, 이는 우리가 기후 위기를 부추기는 움직임들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반성하게 합니다.
한편, 우리 교구는 이번 대림 시기에 작은 실천으로 <「찬미받으소서」 기부 챌린지 >를 실시하였습니다. 매일 성경 말씀이나 교회 문헌을 읽고 또는 실천사항을 수행하여 수행한 만큼 기부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실천이 대림 시기에 한정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작은 시작이었지만 생태적 회개를 향한 관심과 노력이 꾸준히 쌓여간다면, 반드시 큰 변화의 결실을 내리라 생각합니다.
이에 덧붙여, 더 많은 신앙인이 가톨릭 사회교리에 관심을 두고 배워 익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저마다 살아온 삶, 그 안에서 쌓아 익힌 이상과 이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지만,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의 가르침이 첫 번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회교리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따를 가르침이기에, 신앙 대상에 관한 내용과 함께 ‘교리’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가톨릭 사회교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간다면, 하느님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의정부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경배드린 아기 예수님은 작고 나약한 모습입니다. 그분이 짐승의 여물통에 누였다는 사실은 세상의 모든 이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어주신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인간에게 당신을 온전히 내어주신 하느님에게서,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란 타인에 대한 지배와 착취가 아니라 희생과 봉사라는 점을 배웁니다. 올해 주님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며 겸손과 나약함의 신비를 더욱 깊이 묵상할 수 있기를 빕니다. 의정부교구 모든 형제자매님과 여러분 가정에 주님 성탄의 은총이 가득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 주님 성탄 대축일에

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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